티스토리로 이사했어요



다양하고 안정적인 기능과 방대한 커뮤니티
만족스럽습니다.

by 낯선이름 | 2009/10/05 15:44 | ☞ 공지사항 | 트랙백

2007년 연말, 초대형 격투 이벤트 생중계로 만천하에 공개된 일본 사회의 더러운 생리

  생방송을 통해 전세계로 중계가 되는 상황 속에서도 일본 사회 특유의 저질스러움은 숨겨지지 않았다. 말 그대로 천성이었기에 숨길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그런 천성을 가진 사람들만이 주류를 이루고 사는 사회이며 그런 천성에 관해 사회문화적 비판과 담론이 핍박받고 억압되어있는 사회이기에 이토록 공개적인 만행도 가능했으리라고 본다.

2007년의 마지막날 밤, 일본에서 벌어진 두 개의 세계 최대 규모 격투 행사는 이렇게 끝났다. 그들의 천성적 저열함은 만천하에 생방송으로 공개되었고 그들은 그런 모습을 결코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며 환호했던 것이다.



야마모토 '키드' 노리후미 vs 하니 야히라
일본 사회의 공개적 추태는 'k-1 다이나마이트'를 통해 먼저 저질러졌다. 이 경기는 '4점 포지션에서의 사커킥 금지 룰'로 진행이 되었으나 경기 종료 막판, 상대에게 스탠딩에서 펀치로 결정타를 먹인 야마모토는 데미지를 입고 그라운드로 전환한 상대에게 명백한 반칙 공격을 가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야마모토의 펀치에 정타를 허용한 하니 야히라가 그라운드로 전환하자 야마모토가 빠르게 따라들어가며 로프를 손으로 잡고 스탬핑과 사커킥 연타를 꽂아 넣으며 발생했다.

격투 경기의 특성상, 특히 극도로 흥분되고 격앙된 상황이 경기의 주된 내용이 될 수밖에 없는 MMA의 특성상, 반칙이나 의외의 돌발 상황은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오늘 그런 상황이 야마모토 키드 노리후미에 의해 발생하고야 만것이다. 다시말해 야마모토는 반칙을 통해 승부를 결정지었다. 하지만 언급했듯이 격한 상황에 처한 선수들로부터의 돌발 상황은 언제나 발생할 수 있는 것이 MMA다. 때문에 반칙의 책임은 선수에게 물을 수 있을지언정 그 결과의 판정에 대한 책임은 심판에 물어야만 하는 것이다.

누가 때리지도, 누굴 때려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편안하게 판정만 내리도록 집중적으로 훈련받은 사람들이 명명백백한 반칙을 보고도 반칙을 저지른 선수에게 승리선언을 내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렇다면 그는 무능한 심판이거나 직무를 유기했거나 부정했다고 봐야한다. 여기에다 환호에 굶주려서 이미 이성을 잃어버린 수만 관중까지 더해진 모습이 역겹기 그지없었다면 그것을 나의 편견으로 보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너무나도 상식적인 나의 판단에 비쳐진 일본 사회의 추태로 보아야 할 것인가.



아키야마 요시히로(추성훈) vs 미사키 카즈오
미사키 카즈오 역시도 야마모토 키드 노리후미와 유사한 반칙을 저질렀다. 그리고 이 경기의 심판도 반칙을 저지른 선수에게 승리를 선언해 주었다. 추성훈이 미사키의 왼손훅에 맞고 다운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상황까지는 바로 전 상황에서 추성훈의 원투를 맞고 다운된 미사키의 상황과 동일한 것이었다. 단지 극명하게 달랐던 것은 추성훈이 쓰러진 미사키에게 사커킥을 퍼붓지 않았던 반면 미사키는 쓰러진 추성훈에게 망설임 없이 사커킥을 작렬시켰다는 것이다. 그리고 완벽하게도 심판의 선언은 미사키의 '반칙패'가 아니라 'KO승'이었다.

추성훈과 경기때의 사쿠라바처럼 추성훈도 끈질기게 상대의 반칙에 관해 어필했다면 어땠을까. 일본의 국민적 격투 영웅이자 프라이드 성장의 중추핵이었고 세계적인 MMA계의 전설인 사쿠라바가 아니기 때문에 절대로 통하지 않았을까?

더욱더 환상적인 장면은 심판의 부당한 판정 이후에 연출되었다. 미사키는 경기전부터 보여줬던 무례함을 더더욱 뚜렷하게 표출했다. 패한 추성훈의 악수 제의를 강하게 밀쳐냈고, 그의 면전에다 반말로 훈계했으며 링을 내려가는 그를 향해 '유도 최고'라는 추성훈 평소의 구호를 흉내내며 조롱했다. 그리고는 '일본 최고'라고 외치며 한층 더 그들 나름의 더러운 속성을 결집시켰다.



승자와 패자, 피해자와 가해자, 무술과 폭력의 차이점
일단, 승자가 패자를 위로하는 것은 '스포츠' 또는 '무술'의 기초다. 기본이다. 승부를 가리는 모든 시합에 있어서 이는 기본 상식인 것이다. 승부를 가리는 것이 결코 상대에 대한 증오나 분노 때문이 아니라 자기 수련과 성장의 산물을 증명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아주 상징적이고 상식적인 행위가 바로 패자에 대한 격려와 위로라는 말이다. 이와 같은 행위를 통해 승부를 겨룬 서로는 뛰어난 상대의 높은 수련과 극기를 칭찬하고 조금 모자란 상대의 결점이 보완되도록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스포츠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술이 되는 것이다. 승자와 패자는 있어도 '피해자'는 없게 되는 것이 스포츠인 것이다.

하지만 폭력은 다르다. 폭력은 상대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동기가 된다. 그리고 패자로부터 무언가 중요한 것을 강제로 빼앗아버리는, 약탈 행위가 잇따른다. 그것이 명예든 재산이든 말이다. 때문에 폭력에는 승자와 패자가 없다. 그저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을뿐이다. 폭력은 또한 실력을 겨루는게 아니므로 승패는 중요하지 않게 된다. 스포츠와는 달리 폭력은, 승패가 확실히 가려진 이후에 더더욱 격화되고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성향을 띤다. 아니 다시 말해서 실력의 승패를 따질 필요가 없이 확실한 차이를 보이는 경우에 거의 대부분의 폭력이 발생한다. 고등학생이 동급생과 주먹다툼을 하는 것은 싸움이 될 지 모르지만 고등학생이 초등생을 향해 주먹질을 하는 것은 그저 폭력인 것이다. 하지만 폭력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 가해자는 반드시 이렇게 실력차가 뚜렷해진 다음에야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한다. 때문에 폭력에는 일말의 도전정신이 없게된다. 자신보다 강한 상대를 약탈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자, 이제 반칙으로 승리를 챙겨간 미사키 카즈오라는 쓰레기를 보자. 미사키는 심판의 승리선언 이후 마이크 어필을 통해 패자인 추성훈에게 위로가 아닌 조롱과 훈계를 내뱉았다. 선배인 추성훈에게 반말로 훈계함으로써 윗사람을 모욕하는데서 오는 유치소아적 쾌감에 깊이 젖어들었다. 링을 떠나는 추성훈의 뒤에다 평소 추성훈의 구호인 '유도 최고'를 장난스럽게 외치며 관객들의 조롱섞인 호응을 유도했다. 이어서 '일본 최고'라고 외치며 추성훈을 외국인으로 몰아세우는 분위기까지 유도해나갔다.

이것이야말로 스포츠의 룰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벌어진 폭력행위이고 약탈행위인 것이다. 미사키는 스포츠의 승자가 갖추어야 할 룰 안에서의 아주 기본적인 것도 갖추지 못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룰밖에서 행해야 할 가장 상식적인 덕목도 보여주지 못했다. 따라서 그를 '승자'라고 부르고 싶어도 부를 근거가 없다. 반면 싸움에서 이겼다며 패자를 모욕하고 조롱하고 차별시키는 행위를 보여준 미사키는 명백한 폭력의 가해자였다.



폭력에 굶주린 일본 원숭이들의 더러운 천성
이런 가해자를 향해 일본은 환호했다. 수만 관중이, 전문가라 불리는 중계진이, 공정해야 할 심판진이 호응했던 것이다. 이 모습이 세계 각국으로 중계되었지만 이를 부끄러워 여기는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다시말하지만 이것이 그들의 천성이기 때문일게다. 이렇게 폭력적 약탈적으로 행동할수밖에 없고, 때문에 숨길수도 없고, 부끄럽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 그들의 문명과 역사를 통해 정제되지 않은 천성. 결코 승부의 순수함이 아니라 약탈의 천박한 포만감에 굶주려있는 그 더러운 천성에 추성훈 선수는 한 인간으로서 지워내기 힘든 피해를 받았으며 이를 지켜본 나는 가슴이 타들어가는 슬픔을 느껴야 했다.



일본 사회라는 흉물
우리는 일본인을 보기전에 '일본'을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일본인이라는 존재가 일본을 떨어져 나와서는 '일본인'으로 성립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내 친구라 다르고, 내가 아는 사람이라 다르다는 착각이 우리의 의식구조를 틈틈이 잠식해나가고 있었다면 그건 아마도 한국 사람들의 천성인지도 모르겠다. 가해자의 천성을 가진 일본사회와 무지몽매를 천성으로가진 한국사회. 이 두 문화권의 역사가 왜 흉측한 몰골로 남아있는지 더 이상 몰라서는 안될것이다. 탁 까놓고 말해서 바보와 양아치의 관계가 어찌 좋으랴. 그 천성이 어찌 바뀌랴. 바보가 범재 되기 드물고 양아치가 준수해지기 드물다. 바보라서 쉬우니까 언제든 틈만나면 빼앗고 놀려대기 바쁜게 양아치다. 바보는 바보니까, 제 아무리 당하고 잃어도 또 스스로 다가가서는 빼앗기고 잃기를 반복한다. 그래서 양아치는 바보곁을 못떠나고 바보는 빼앗긴걸 되채우느라 늘 바쁘지만 언제나 그 자리다. 하지만 바보는 안 슬프다. 이 몰골을 지켜보는 사람의 마음만 찢어질뿐이지. 

 

 

 

- 낯선이름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야렌노카] 몸도 마음도 상처입은 '풍운아' 추성훈

'예의없는' 미사키, K-1의 제재 받을까

미사키 "추성훈의 야성과 혼이 느껴졌다"

추성훈 KO시킨 마지막 킥 반칙논란, 비디오 판독 필요 

by 낯선이름 | 2008/01/01 03:35 | ☞ MMA | 트랙백

윤동식 선수에게 하고 싶은 말

"김민수 선수의 MMA 데뷔전에 관한 저의 글을 보세요."
  이 말뿐이다. 딱 이 말을 하고싶을 뿐이다. 윤동식 선수에게 당장 필요한 것도 모두 그 글에 담겨있다. 윤동식 선수의 경기에선 어떤 프로정신도 볼 수 없었다. 나름의 경기 운영도 볼 수 없었다. 타격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부족했고 유술 포지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부족했다. 이렇게 부족한 선수에게 주어진 프라이드 미들급 그랑프리 16강 출전권이라는 황금티켓은 그저 버거운 행운일 뿐이었다.



타격에 대한 이해를 높여라
그래플링 베이스의 선수라도 타격 실력이 부족하면 자신보다 기량이 부족한 상대에게 쉽게 당할 수 있다고 이미 지적한 바 있다. 스탠딩에서 빈틈없이 전략을 구상하고 상대를 견제하면서 자기 주도로 그라운드에 돌입하여 탑포지션에서 공격적으로 경기를 이끌어 나갔을때 우세한 경기 운영이 나올 수 있다. 그러려면 스탠딩 상황을 어느정도는 이해하고 있어야만 한다. 그래서 전략을 구상하고 빈틈을 노릴 최소한의 여유가 스탠딩에서 주어져야만 자신이 주도하는 경기 운영이 가능한 것이며 상대에게 어처구니 없이 그라운딩 주도권을 내주지 않게 된다. 이미 전 글에서 지적한대로 타격에 밀려서 그라운드로 도망갈 경우, 상대가 그라운딩의 대가라면 그곳은 피난처가 아니라 처형장이 될 뿐이다. 또한 스탠딩에서 밀리면 자기 주도로 그라운드 상황을 맞을 수 없게 되므로 수세적인 경기 운영밖에는 기대할 수 없게된다. 즉, MMA 선수라면 누구든 최소한 스탠딩에서 버틸 기량은 갖추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래플링을 해도 여유있게 할 수 있고 주도권을 잡을 수 있으며 상대방의 경기운영에 말려들지 않게 된다. 최소한 버티기는 해야하는 것이다.

만약 스탠딩이 극단적으로 꺼려진다면 무조건 그라운드로 전환해 놓고 경기를 시작하면 된다. 그런데 무조건 상대를 그라운드로 끌고 들어가는 방법은 이미 MMA 무대에서 낡은 방법이다. 왜냐하면 MMA에 있는 대다수 선수들의 그래플링 방어 능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쉽사리 넘겨놓고 시작할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넘기기 전의 시간동안 스탠딩에서 많이 얻어맞는 상황이 발생한다. 요즘은 그래플러들의 스탠딩 실력도 상당해서 상대가 누구든 스탠딩 타격 상황을 가벼이 여길 수 없다. 따라서 전략적으로 철저한 그래플링을 구사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기본적으로 타격과 그래플링을 모두 갖춘 다음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스탠딩 타격을 완전히 건너뛸 수 있는 상황은 이제 MMA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핸더슨의 타격은 말 할 것도 없고 노게이라, 아로나 같은 유술 전문가들의 타격도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페도르의 경우는 정상급 유술가가 타격을 제대로 수련하면 어떤 괴물이 되는지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파브리시오 베우둠에게 사사받은 크로캅의 그라운딩 방어 실력은 이미 극에 달했다. 이것은 타격 선수를 그라운드에 눞혀놓고 팬다는 전략이 얼마나 구닥다리에 불과한 것인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이다. 그래플러 출신의 고미 타카노리가 프로 복서로 활동하던 젠스 펄버를 타격으로 쓰러뜨리는 장면을 보았는가? 그래플러 출신의 고미 타카노리가 구사하는 클린치 전략을 프로 복서로 활동하던 젠스 펄버가 철저히 방어해내는 모습을 보았는가? 스탠딩 타격 상황은 이제 MMA에서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현실에 이르렀다. 싸움에 있어서 그라운딩이라는 것이 피할래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MMA의 발전이 가능했고 많은 선수들이 그래플링을 수련해야 했다면, 이제는 MMA에서 스탠딩 상황을 피할래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선수들은 스탠딩 타격을 수련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윤동식 선수가 보여준 타격 실력이라는 것은 초라한 것이었다. 이와 같은 MMA의 현실과 지나치게 괴리된 것이었다. 특히 사쿠라바의 타격 실력이 프라이드 미들급에서 중위권 정도라고 보았을때 여기에 무너진 윤동식의 준비는 무대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었다. 오늘 마지막 경기를 장식한 요시다의 경우 비록 패하긴 했지만 예전보다 향상된 스탠딩 실력을 보여주면서, 그라운드로 전환했을때 나름의 하체 관절기 시도와 깃조르기 시도 그리고 효과적인 파운딩 방어를 보여준 바 있으며 이런 경기 운영은 그가 여지껏 가진 MMA 경기 중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균형있고 완성도 높은 모습이었다.

MMA에선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은 요시다의 타격도 이러한데 그만큼이나 약한 타격으로 유명한 사쿠라바의 연타에 무너진 윤동식 선수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을것이다. MMA 선수로 남고 싶은가? 그렇다면 타격을 착실히 연습하라. MMA는 이미 기술적으로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다. 어설픈 기술이나 혈기만으로 통하는 무대가 아니다. 철저하게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강점을 양생했을때 겨우 1승을 얻을 수 있는 무대가 MMA인 것이다.

가라데의 달인이었던 최영의 총재가 그래플링을 익히기 위해 직접 유도관에 찾아가서, 철저히 신인의 자세에서 철저히 유도 룰에 입각하여 그래플링 실력을 향상시킨 것은 유명하다. 최근 뉴스에서 다루어진 데니스 강의 스파링 상대는 복싱 세계 챔피언인 지인진이었다. 현재 프라이드 헤비급 챔피언인 페도르는 얼마전 어네스토 후스트의 도장에 찾아가서 타격을 더욱 연마한 바 있다. 그런데 윤동식 선수는 무얼 했는가. 안타깝게도 팀 태클은 레슬링 전문 도장이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도 아직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이런 행보에서 패배는 예견되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게다.

타격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방법은 간단하다. 많이 맞아보고 많이 때려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맞을땐 어떻게 맞아야 덜 아프고 때릴땐 어떻게 때려야 더 아픈지를 체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순수 타격 경기를 경험해 보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복싱을 경험해야 하고 킥복싱이나 무에타이 수련도 빼먹으면 안된다. 무모하게도 이미 세계 MMA 무대에 몸을 던진 윤선수가 살아남으려면 이제는 국내에서 얻을 게 없다. 지금부터는 세계 각지의 유명 트레이너를 찾아다니며 타격 실력을 향상 시켜야만 할 것이다.



유술 포지션을 이해하라
참으로 답답한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타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똑같이 벌어지는 상황인 것이다. 주먹은 나도 달렸으니까 휘두르면 되는 줄 알았겠지만 상대도 주먹이 달렸기 때문에 그들의 주먹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맞고 때리는 공방전으로서 순수 타격 경기를 해 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다. 그걸 모르니까 상대방이 주먹을 내뻗기 시작하면 이내 대책없이 움츠러들다가 TKO 당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타격의 자세를 익혀야 함은 말 할 것도 없고, 그것을 익혔어도 벌어질 수 있는 수세적 상황에서 어떻게 경기를 운영하느냐가 대단히 중요한 게 MMA인 것이다. 그 중에서도 김민수 선수와 같은 낭패를 겪지 않으려면 유술 포지션을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윤동식 선수는 더 억울할 수도 있다. 김민수 선수는 제대로 맞기라도 했지, 윤동식 선수는 그저 대책이 없어서 몸을 움츠렸을 뿐인데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켜 버렸다. 그 덕에 사쿠라바는 아주 편안히 부활했다. 스탠딩에서 몰리며 그라운드에 돌입하면 그라운드에서도 몰리게 되는게 당연지사다. 특히 상대가 그래플링의 대가라면 이런 현상이 극단적으로 심해진다고 이전 글에서 지적한 바 있다. 윤선수의 이번 경기가 그랬다.

사쿠라바의 연타가 날아오자 스탠딩에서 무마하지 못하고 그라운드로 넘어갔다. 그런데 그라운드밥만 평생 먹어온 윤선수의 포지션은 어처구니 없게도 웅크리고 가만히 있는 것이었다. 정타를 맞더라도 유술 포지션을 이해하면 경기는 계속 진행된다고, MMA는 유술가들에 의해서 만들어졌고 주도 되었기 때문에 그들의 포지션에 아주 익숙하다고, 그러니 그 포지션을 이해해야 한다고 이미 지적한 바 있지만 윤동식 선수가 내 글을 읽었을리 만무하다. 가드 포지션을 유지하면서 사쿠라바의 다음 공격에 대비하고 자신의 몸을 추스를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윤선수는 그저 몸을 웅크려버렸다. 정타를 맞았느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MMA는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싸울 의사를 보이지 않으면 심판은 경기를 그 자리에서 중단시켜 버린다. 윤선수는 억울한 마음이 드는가? 그렇다면 사쿠라바와 실바의 이전 경기들을 찾아 보아라. 사쿠라바가 실바의 킥에 연타당하면서도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 말이다. 얼굴이 떡이 되면서도 그라운드에 앉은채로 눈을 똑바로 뜨고 킥으로 날아오는 실바의 발을 잡으려는 사쿠라바의 모습, 그것을 보고 난 다음에도 윤선수가 억울한 마음이 들 수 있을까? 부끄러워야 정상일 것이다.



자기만의 전략을 가져라
이글은 전부 김민수 선수를 향한 글에서 언급된 내용이다. 그런데 윤선수가 똑같은 상황을 또 당했으니 번거롭게도 다시 언급하게 되었다. 자기만의 전략을 가지라는 말도 이미 지적한 내용이다. 그러면서 최무배 선수의 예도 들었었다. 그걸 팀 태클에 가서 배우라는 말로 잘 못 이해한 것은 아니기 바란다. 이번 경기에서 윤선수의 전략은 철저한 그래플링, 말하자면 굳히기 위주의 경기 운영이 되어야 했다. 스탠딩에서 사쿠라바를 압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가? 그렇다면 결과가 말해주듯이 착각이었고, 위험한 몽상이었다. 사쿠라바는 오래도록 리얼 프로레슬링 계열과 MMA 방식의 경기를 체험하면서 타격이 몸에 익은 상태다. 이런 사쿠라바를 평생 타격이라곤 모르던 윤선수가 타격으로 누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분명히 어처구니 없는 몽상이다. 그러므로 유도 무대의 일본인 킬러이자 47연승의 주인공인 윤선수는 자신의 특기인 굳히기 전략으로 나갔어야 했다.

초반에 두차례 보여준 펀치 러쉬는 좋았다. 타격에 완성도가 있어서 좋았다는 말이 아니라 그런식으로 상대에게 접근하면 유리하게 클린치나 태클을 이끌어 낼 수 있기때문에 좋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윤선수는 그런 러쉬 이후에 자신의 장기인 굳히기 상황을 이끌어 냈는가? 그러지 못했으므로 다음과 같은 의문이 생긴다. '대체 무슨 전략으로 경기에 임한 것인가?' 말이다. 정말 스탠딩 타격으로 이기려고? 그랬다면 이미 말했듯이 착각이고, 타격 러쉬로 접근한 뒤 그래플링으로 끝내려고? 그랬다면 작전이 완전히 실패했다. 연습 부족이다.



프라이드 미들급 그랑프리 16강
알리스타 오베림과 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의 최근 모습을 보았는가? 이들이 MMA의 최신 경향이다. 곤도 유키의 파운딩 방어를 보았는가? 수세에 몰려도 그정도는 해야 일류 소리를 듣는다. 곤도 유키를 컨트롤 하는 이고르의 모습을 보았는가? 과거보다 부드러워진 그라운딩 실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요시다 히데히코의 경기는 비록 패했지만 성장이 눈에 두드러지는 모습이었다. 윤선수가 이런 프로들 틈에 있다는 것이 뭔가 어색하지 않은가?

결과론적이지만 DSE가 프라이드를 위해서 큰 돈 한 번 썼다. 사쿠라바라는 대스타는 프라이드를 한층 더 강화시켜 줄 수 있다. 이 사쿠라바라는 프라이드 필생의 카드를 위해서 윤동식이라는 보약 한 첩을 큰 돈 주고 지어먹인 것이다. 일본인 킬러에다가 유도 47연승의 보약인지라 과연 약효 또한 뛰어났다. 경기 시작 1분여만에 약효가 발휘되었고 경기장이 들끓었다.

돈 버는 게 쉽지 않다. 돈 받고 내가 성장하면 복이요, 돈 받고 내가 쇠락하면 욕이다. 오늘 결과는 욕이었을게다. 허나 와신상담 하는데 권토중래 하지 못할 세상사가 어디있으랴. 필요한 것은 세계 최강을 향한 끝없는 투지 뿐이다. 

 


 

 

-낯선이름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by 낯선이름 | 2005/04/23 21:56 | ☞ MMA | 트랙백

김민수, MMA의 영웅이 되어라.

김민수는 MMA 프로 격투사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유도에서 95kg 이하급 은메달을 획득했던 김민수 선수가 3월 26일 벌어진 HEROS 대회에서 거인 밥 샙과 격돌했다. 그리고 패배가 돌아왔다. 1라운드 1분 12초만의 타격에 의한 패배였다. 아주 거친 신고식이었지만 이 패배와 함께 김민수 선수는 MMA 격투가로서의 인생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MMA 프로 격투가로 활동하게 된 김민수 선수에게 언제나 절실한 것은 승리일 것이다. 멋진 승리면 더욱 좋다. 하지만 일단 승리라면 만족이다. 그가 MMA 격투가로 살아가는 한, 그는 팬들이 원하고 주최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대전에 응해야만 하고 이겨야만 한다. 프로에서 활동하는 MMA 격투가에게 승리는 빛이고 인기는 소금이다. 하지만 결국 빛이 없는 곳에서 소금이 나는 법은 없다. 지금 김민수 선수는 빛을 구하기 위해 고민해야 할 때다.

 

도복을 벗어라
김민수 선수는 MMA 프로 격투사다. 그는 승리라는 빛을 얻기 위해서, 또는 인기라는 소금을 얻기 위해서라면 룰이 허용하는 한 링위에서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 그리고 해야만 한다. 그는 상대의 기를 죽이기 위해 몸에 흉측한 문신을 할 수도 있고 인기를 얻기 위해 이상한 차림 또는 행동을 할 수도 있다. 자, 그러면 유도복은 왜 입고 나온 것인가. 인기를 얻으려고? 아니면 상대를 제압하기 위한 도구로? 이 두 가지 이유가 아니라면 당장 벗어라. 

 

포획된 금메달 리스트들
최근 프라이드FC 무대에 유도 엘리트들이 자주 등장하면서 MMA에서 유도복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그뿐이다. 그들이 유도복을 착용함으로써 지금까지 획득한 효과라는 것이 고작 패치 광고 유치와 자신이 유도가 출신임을 홍보 한 것뿐이다. 요시다가 타무라 키요시를 도복 깃 조르기로 제압한 것 이외에는, MMA 무대에서 유도복이 유도가에게 승리를 위해 기여한 바가 없다.   

 

2004년 남제 경기에는 두 명의 금메달 리스트 출신 유도가가 유도복을 입고 출전하였다. 타키모토 마코토는 센토류와 대전해서 승리했고 요시다 히데히코는 룰런 가드너와 대전해서 패했다. 하지만 마코토의 승리는 그 자신도 고개를 숙이게 할 만큼 부자연스런 결과였다.

 

마코토와 요시다를 배신한 유도복
마코토는 85kg, 센토류는 120kg의 프로필로서 약 30kg의 체중차이를 가지고 있었다. 이 경기에서 마코토는, 센토류의 힘과 타격에 밀리면서 전반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센토류가 마코토의 유도복을 아주 잘 활용하더라는 것이다. 마코토는 엄청난 스피드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 스피드야말로 센토류가 따라잡기 힘든 마코토만의 무기였다. 그런데 이런 마코토가 센토류에게 도복이 잡히자 빠른 스피드를 낼 수 없게 되었고 스탠딩 상황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상대적으로 스탠딩 타격 실력이 뛰어난 센토류에게 우위를 내 주었던 것이다. 또한 센토류가 마코토의 도복을 잡고 아래로 끌어당기자, 마코토는 아주 간단하게 주저앉고 말았다.

 

도복 잡힌 마코토 동영상 보기 : dobok1.wmv

 

즉, 유도복은 마코토의 주무기인 스피드를 제압하기 위한 도구로써 상대방에게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또한 유도가 특유의 테이크 다운 기술을 발휘하는데 사용되기는커녕 오히려 그 자신이 테이크 다운 당하는데 아주 유용한 무기로 돌변했던 것이다. 이런 현상은 자신보다 체격과 힘에서 앞서는 상대를 만나면 아주 극명하게 나타난다. 요시다와 가드너의 대결에서도 이런 현상이 그대로 발견되었다.

 

요시다는 복싱을 철저히 준비한 가드너에게 스탠딩 타격에서 완전히 압도당하고 있었다. 유도복을 입고 나온 요시다였지만 그 유도복은 상대를 테이크 다운 시키는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가드너가 유도복을 착용하고 나온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옷깃을 잡고 사용하는 유도 기술을 구사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도복 잡힌 요시다 동영상 보기 : dobok2.wmv

 

경기는 테이크 다운에 번번히 실패하는 요시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스탠딩 타격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요시다의 훅이 간간히 터져 나오면서 서서히 몰아 붙이려고 하자, 가드너는 요시다의 도복을 잡고 타격을 저지시킨 후 체중과 힘을 이용해 링쪽으로 요시다를 밀어 붙여버리는 전략을 구사하였다. 도복 깃 조르기라도 구사하려면 탑 포지션이나 백 마운트 포지션을 점유해야 하는데, 요시다는 내내 가드 포지션에 있었으므로 이런 기술을 시도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즉, 상대의 뛰어난 그라운드 방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돌입하게 된 스탠딩에서도 밀렸고, 그 와중에도 그나마 한 두번 있었던 찬스가 도복에 의해 날아가 버린 것이었다.

 

도복 없는 경기의 패러다임을 확립하라
마코토와 요시다의 경기는 여러가지 시사점을 준다. 첫째는 도복을 벗으라는 것이다. 특히 상대방의 힘이 더 강한 경우라면 더욱 그래야 한다. 위에서 증명 되었듯이 힘이 센 상대는 궁지에 몰리고 기술이 부족하더라도 단순히 도복을 잡는 것만으로도 공격을 저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이스 그레이시는 도복을 매우 잘 사용하는 대표적인 선수다. 그는 경기시 일반적으로 도복을 입고 있지만 도복이 상대에게 잡히면 몸만 빠져 들어가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이는 브라질리언 주짓수가 맨몸 연습에 매우 익숙하기 때문에 더더욱 가능한 일이었다. 이 방법은 그라운딩에 돌입한 이후에도 유용해서, 호이스를 저지하기 위해 상대가 도복을 잡더라도 잡힌 도복 속에서 자유롭게 몸을 가눌 수 있었다. 물론 그의 몸이 남달리 유연하고 두껍지 않은 이유도 한몫 했다.

 

특히 중요한 점은 호이스의 경기 운영에 있다. 그는 상대가 맨몸이라도 클린치 싸움을 꺼리지 않았다. 또한 하체 태클에 매우 적극적이었다. 즉, 호이스는 도복이 없는 경기 운영에 매우 익숙해 있었다는 말이다. 호이스에게 있어서 도복이란, 이런 경기 운영을 바탕으로 하면서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는 어드벤티지 같은 것이다. 따라서 이런 어드벤티지를 얻을 수 없다면 그는 거리낌 없이 도복을 벗어버린다.

 

힘과 체격 차이가 너무 커서 테이크 다운이 불가능하고 설사 테이크 다운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가드 포지션이나 백 마운트 포지션에 가두는 것이 불가능하며, 혹시 가둔다고 해도 목이 너무 두꺼워서 도복을 사용하기 어려웠던 상대인 아케보노 전에서, 호이스는 과감하게 도복을 벗어 버린다. 그리고 그는 상대를 가드 포지션으로 유인한 뒤 오모블라따로 제압해 버렸다. 다시말해, 호이스의 경기에는 맨몸 위주의 경기 운영체제(패러다임)가 확립되어 있고 도복은 경우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단순 도구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요시다, 마코토, 김민수 선수의 경기에서는 호이스와 같은 맨몸 위주의 경기 운영적 요소나 도복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전술을 찾아 볼 수 없다. 그들은 클린치 싸움을 꺼리며 하체 태클을 적극적으로 시도하지도 않는다. 또한 도복에 대한 활용도도 떨어진다. 더구나 MMA는 기본적으로 맨몸이 많은 무대다. 이런 무대에서 호이스 같은 전략적 고려가 없이 도복을 입는다는 것은 매우 부주의한 선택임에 틀림없다.

 

유도선수 출신 중에서 나카무라 카즈히로는 대단한 선수가 아니지만 오히려 이 선수의 경기 운영은 배울 점이 많다. 그는 클린치에서 유도 기술을 구사하는 특징적인 선수다. 또한 하체 태클에도 적극적이다. 카즈히로는 도복이 아니라 타이즈를 입고 경기에 임하며 그가 클린치에서 테이크 다운으로 넘어가는 기술은 유도의 다리 기술과 허리 기술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단, 관절기와 파운딩이 허약하기 때문에 테이크 다운 이후에 별 소득을 얻지 못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상에서 살펴봤듯이 스탠딩 타격을 완전히 배제하고 그라운딩으로만 경기를 운영한다고 해도, 기존 유도가 출신 선수들의 운영방식이 승리를 얻어내는 데 효율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라운딩만 하고 싶다고 해도 클린치와 하체 태클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도복은 유용하게 쓸 필요가 있을 때만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테이크 다운에 성공해도 상대를 끝장내려면 파운딩이나 관절기가 강해야 한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연습을 많이 해야만 한다.  


도복 사용시의 주의점을 좀 더 부연하자면, 도복은 파운딩 시에도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위력적인 파운딩을 사용하는 페도르 선수와 노게이라 선수의 세 번에 걸친 대결을 보자. 두 번째 대결은 무효 선언이 되었지만 이 경기의 양상은 첫 번째 경기와 유사했다. 즉, 페도르 선수는 위에서 파운딩을 내리꽂고 노게이라는 아래서 관절기를 시도하는 양상으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노게이라 선수는 페도르 선수의 위력적인 파운딩을 방어하기 위해 손목을 잡는 전략을 구사한다. 그런데 이때 페도르 선수가 도복을 입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노게이라 선수는 땀에 젖어 미끄러운 페도르 선수의 손목도 아주 잘 잡아서 고정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하물며 그 손목에 잡기 좋은 옷깃이 있었다면 페도르 선수의 파운딩은 지구상에서 꽤나 허무한 파운딩으로 불리게 되었을 것이다.

 

오픈 핑거 글러브를 사용하는 대다수의 MMA 경기에서는 상대의 장갑을 잡는 행위를 반칙으로 정하고 있다. 파운딩 시에 장갑을 잡으면 정상적인 파운딩을 구사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다. 그런데 도복은 장갑보다 훨씬 잡기 좋은 도구다. 파운딩마저 포기하려는 선수가 아니라면 도복을 입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이기고 싶다면 자기만의 스타일을 확립해라
지금 말하려고 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은 어떤 특징을 이르는 소극적인 의미가 아니다. MMA 격투사에게 있어서 스타일이란 다른 선수가 넘볼 수 없는 자신만의 강점을 의미한다. 즉, 이기기 위한 매우 확고한 방법으로서의 스타일을 의미하는 것이다. 페도르의 파운딩, 크로캅의 스탠딩, 노게이라의 그라운딩처럼 다른 선수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자신만의 영역을 의미한다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을 공략하는 주무기가 되는 것이 바로 자신만의 스타일인 것이다. 이것을 찾아야 한다.

 

자기만의 스타일이 만능은 아닌게 분명하다. 단, 기본이다. 그래서 프로 무대에서는 자기만의 스타일을 얼마나 빨리, 얼마나 확고하게 정립하느냐가 승리와 인기로 직결되곤 한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최무배 선수가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최무배 선수는 발이 느리고 타격 실력이 형편없다. 하지만 그는 이런 단점을 그만의 스타일로 극복하며 4연승까지 이어갔다. 최무배 선수는 철저한 클린치와 그라운딩 전략, 그리고 뛰어난 맷집으로 상대방에게 접근하여 승리를 이끌어 내었다. 그의 대전 상대 중 철저한 클린치와 그라운딩 전략에 부담을 느끼지 않은 선수는 없었다. 최무배 선수의 5연승을 저지한 세르게이 하리토노프 조차도 그의 강력한 그라운딩을 피하기 위해 철저한 아웃복싱으로 승부했을 정도다. 즉, 최무배 선수의 한국인 최초 프라이드 무대 4연승이란 기록은 이처럼 확고한 스타일을 배경으로 나왔다는 말이다.

 

한편, 그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타격과 스피드의 부재다. 이 때문에 세르게이 전에서는 일방적으로 열세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다시 말해서 스타일이 있어도 단점은 존재하게 마련이므로 연승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면 약점 보완도 필수적이라는 말이다. 이것은 MMA에서 활동하는 모든 선수들의 공통된 과업이다. 페도르는 크로캅을 대비해서 타격을 더 연습하고 있으며 노게이라는 이미 오래전부터 스탠딩 타격을 보완해 온 결과 최근에는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크로캅은 파브리시오 베우둠이라는 특별 강사까지 초빙하여 부족한 그래플링을 보완했고 그것은 랜들맨전을 통해 자기 격투인생 최초의 조르기 한판승으로 돌아왔다.

 

김민수 선수도 이런 사실에서 결코 예외일 수 없다. 김민수 선수는 최대한 빨리 자기만의 격투 스타일을 만들어야 하고 약점을 찾아내서 보완해야 한다. 또한 이런 과정은 MMA 선수로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상대는 항상 진보중이기 때문이다. 만약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없다면 계약 기간 내내 어려운 선수 생활을 겪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자기의 약점을 모르는 것도 그와 같은 결과를 초래 할 것이다. 김민수 선수에게 남아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다음 경기는 2~3개월 내에 또 열릴 것이다. 그러므로 이 짧은 시간내에 자기만의 격투 스타일을 찾아야 한다. 스타일을 찾지 못하는 한 승리는 없다. 있다고 해도 그것은 요행에 불과하다. 김민수 선수에게 남겨진 1차 최종 시한은 다음경기 까지다.

 

어떤 스타일로 싸워야 하는가
김민수 선수가 앞으로 싸울 수 있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앞으로 히어로스도 새로운 선수들을 많이 영입하겠지만 결국 김민수 선수의 지향점에는 일류 선수들이 있다. 그리고 당분간은 일류 또는 강자들과의 대전을 피할 수 없다. 추성훈을 눕힌 제롬 르 밴너, 히스 헤링을 눕힌 샘 그레코, 그리고 히스 헤링 등의 선수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을 상대로 어떻게 싸워 이길 것인가.

 

우선 타격은 기본이다. 스탠딩이 아니라 파운딩 전략을 구사하고 싶어도 스탠딩에서의 방어가 부족하다면 테이크 다운 기회를 얻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추성훈 선수와 제롬 르 밴너의 경기에서도 이와 같은 양상이 연출되었다. 스탠딩에서 아예 상대가 되지 않는 추성훈 선수는 무조건 그라운드로 돌입하려는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제롬의 힘이 만만치 않았고 몸놀림도 그라운드 방어에 어느 정도 훈련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클린치로 접근하고 파운딩을 노려 본 추성훈이었지만 테이크 다운을 얻는 과정이 힘들었고 얻고 난 다음에는 도복 소매가 제롬에게 잡혀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된다. 이 경기에서는 추성훈 선수가 탑포지션을 점유하고도 도복 소매가 잡히는 바람에 아예 팔을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도 나오지만 그보다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은 추성훈 선수의 스탠딩 실력이 서 있는 것 자체도 지탱해 주지 못할 정도로 빈약했으며 때문에 경기가 급속히 기울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스탠딩 타격이 형편없으면 쉽게 궁지에 몰리게 된다. 그것은 그라운딩이 형편없을 때 발생하는 현상과 동일하다. 상대방과 가벼운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기회를 노리고 수를 생각할 틈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롬의 스탠딩을 서서 받아낼 수 없었던 추성훈 선수는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도망가기 위해서 그라운드를 시도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경우 상대가 이미 공격 방향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먹혀드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결국 추성훈 선수는 그라운드 돌입의 길목에서 지키고 있던 제롬 르 밴너 선수의 무릎 공격에 격추 당하고 만다.

 

2004년 프라이드 헤비급 그랑프리에서도 이런 양상의 경기가 두 개나 나왔다. 모두 노게이라 선수가 출전한 경기였다. 타격 실력이 크게 향상된 노게이라는 처음부터 타격을 이용하여 상대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그러자 스탠딩에서 궁지에 몰린 요코이 히로타카와 히스 헤링은 차례로 노게이라에게 태클을 시도하게 된다. 하지만 유술의 달인이 태클에 쉽게 당할리도 없으려니와 이처럼 옹색하게 시도되는 공격에 당할리도 없다. 결국 두 선수는 모두 같은 양상으로 궁지에 몰렸다가 같은 경로로 도망치던중 같은 선수에게 걸려서 같은 기술로 탭아웃 당하게 된다.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스탠딩 타격이란 오히려 그라운딩을 더욱 위력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스탠딩에서 버틸 수 있다면 그라운딩을 시도하는 것이 아주 용이해진다. 얼마든지 타격하는 척 하면서 그라운드로 돌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스탠딩에서 견디지 못한다면 그라운딩에 돌입하는 것조차도 어려워지게 된다. 타격하는 척 하는 동작이 결국 위장술에 불과하다는 것을 상대도 다 알기 때문이다.

 

또한 스탠딩에서 못 견디면 어쩔 수 없이 그라운드로 도망가게 되는데, 이것은 가장 나쁘다. 그 길목이 너무 뻔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상대방에게 자신의 공격 루트를 완전히 파악당하게 되므로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된다. 특히 최근에는 거의 대부분 선수들이 그래플링과 타격 능력을 고루 갖추고 있어서 그것이 결코 성공적인 피난이 되지 않는다. 손쉬운 꿩사냥의 제물이 되고 싶지 않다면 그라운드로 도망가서는 안되며 그러기 위해서는 스탠딩에서 버틸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즉, 김민수 선수는 최소한 서서 버틸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제롬 르 밴너, 샘 그레코, 히스 헤링과 같은 선수들의 타격에 서서 버틸 수 없다면 승리는 어렵다.  

 

버틸 수만 있다면 공격은 가능하다
자, 김민수 선수가 제롬 르 밴너 선수와 싸우는데 스탠딩에서 잘 버텨내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승리는 알 수 없는 지경이 되어 버린다. 제롬은 아직도 타격으로 승부를 내는 선수다. 특히 스탠딩 타격의 비율이 절대적이다. 그런데 이 절대적인 비중의 타격을 잘 견뎌낸다면 제롬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김민수 선수에게 그래플링을 시도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이런 양상에서 김민수 선수의 테이크 다운이 성공하고, 그것이 한번에 제롬을 끝장내지는 못해도 스탠딩 견제 - 그라운딩 승부의 시도가 반복된다면 제롬은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결국 제롬이 그라운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는 반면 김민수 선수가 할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설사 제롬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하여도 기술 수준에 있어서는 커다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이런 양상의 결과는 김민수 선수의 우세가 된다. 단, 도복이 없고 관절기든 조르기든 파운딩이든 해법을 가지고 나온 김민수 선수일 때의 가정이다.

 

MMA는 유술에 익숙하다
김민수 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다운에 의한 패배가 아쉽다고 밝혔다. 맞긴 했지만 정신을 완전히 잃을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종료 선언 이후에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다니는 김민수 선수의 상태는 그것이 저항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가 아니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다른 선수의 경우는 어떨까.

 

정말 무수하게 많은 선수들이 경기 중 정타를 허용한다. 그리고 다운 당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능한 선수들은 이 위기를 포지션 전환으로 간단히 해결하고 있다. 즉, 스탠딩에서 정타를 허용하면 어지러운 상태로 허공에 손을 내어 젓지 않고 재빨리 가드 포지션으로 전환함으로써 상대의 스탠딩 타격에 의한 빠른 KO 판정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다.

 

MMA는 위험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안전에 대단히 민감하다. 특히 텔레비전 중계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선수가 정신을 잃었다고 판단되면 주심은 직권으로 경기를 중단할 수 있다. 그런데 김민수 선수가 밥 샙에게 정타를 허용한 이후 행동은 어떠했는가. 전형적인 그로기 상태의 모습이었다. 양 다리는 자세를 잃고 옆으로 누워 있었고 왼손은 정상적인 방어 자세가 아니라 마지막 발악을 하듯 허공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고도 주심이 경기를 중단시키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

 

가드 포지션 전환 - 요시다 : guard-886.wmv                          

 

가드 포지션 전환 - 크로캅 : Mirko_Crocop_vs_Kevin_Randleman.avi

 

가드 포지션 전환 - 실바 : silva-guard.wmv

 

MMA는 유술 포지션에 매우 익숙하다. 그리고 유술가들의 방법에 익숙하다. 따라서 이런 현실을 이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정타를 맞고 상황이 어렵게 돌아가면 재빨리 뒤로 누워서 가드 포지션을 유도하면 된다. 그러면 주심은 결코 급하게 경기를 중단시키지 않는다. 많은 유술가들이 타격가들에게 정타를 허용하지만 그것은 곧잘 가드 포지션을 유지하는 동안 회복되었으며 이내 관절기나 조르기로 전세를 역전시키는 경우가 MMA 무대에는 빈번했다. 따라서 MMA 무대는 가드 포지션을 경기의 끝으로 보지 않는다. 김민수 선수는 이 포지션을 이해해야만 할 것이다.

 

크로캅도 랜들맨에게 스탠딩에서 정타를 허용했다. 그것은 김민수 선수가 당한 것보다 훨씬 강력하고 확실한 것이었지만 타격 즉시 경기가 중단되지는 않았다. 크로캅 선수가 즉시 가드 포지션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어지는 랜들맨 선수의 파운딩 상황에서 누적된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기절했지만 그것은 가드 포지션을 취하고 랜들맨 선수의 파운딩이 들어간 다음의 이야기다. 즉, 맞는 즉시 KO가 선언되는 상황은 가드 포지션으로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는 말이다.

 

짭짤하게 간도 해야한다
위에서 언급한 사항들이 해결되고 나면, 즉 승리하게 되면 김민수 선수에겐 환호할 기회가 주어진다. 바로 이 시간이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승자 고유의 권한이다. 고미 타카노리 선수는 코너 위에 올라서서 관중들에게 자신의 승리를 선언한다. 최무배 선수는 승리의 디스코 포즈와 함께 춤도 춘다. 크로캅은 마이크 어필에서 그 특유의 카리스마가 넘쳐난다. 밥 샙은 난동을 피우는 게 특기다. 오가와 나오야는 형편없는 실력에도 불구하고 그 특유의 허슬 포즈가 프로레슬링과 MMA를 가로지른다. 반면 브라질리언 탑 팀은 브라질 국기를 두르고 자기네들끼리만 좋아하며, 페도르는 환호 자체가 없다. 그래서 그들의 인기는 실력에 비해 꽤나 저평가 되어 있다.

 

다시 말하지만 승리를 얻기 위해 준비 되어야 할 사항들이 모두 갖춰지고 나면 짭짤하게 간을 해 줘야 한다. 왜냐하면 프로 경기이기 때문이다. 프로 선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승리 후 세레모니에 공을 들여야 하며 의상과 제스처에도 고민이 필요하다. 최소한 K-1의 가라데 출신 격투사들처럼 경기 후 가라데 포즈를 취하는 정도는 필요하다. 물론 최소한 말이다.

 

사쿠라바처럼 자기만의 이름 도안이나 신조를 새긴 경기복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김민수 선수는 요시다 히데히코, 타키모토 마코토, 추성훈 선수에 이어서 유도복 입고 오픈 핑거 글러브를 착용한 세류에 편승했다. 인정해야만 할 것이다. 실질적으로 최무배 선수만이 혹독한 과정을 거치면서 MMA 본무대에 자력으로 진출했을 뿐이다. 한국인으로 그런 자리에 선다는 것은 불가능 한 일인 것이다. 김민수 선수는 올림픽 메달이라는 후광과 유도라는 일본인들의 지대한 관심 코드에 편승하여 히어로스라는 메이저 본무대에 단번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런 식이라면 인기면에서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이미 그런 선수들이 넘쳐나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김민수 선수는 김민수 선수만의 특징으로 특화 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로선 '죠스'라는 이미지로 등장음악, 의상, 퍼포먼스 등에 활용하면 좋은 반응을 빠르게 얻어 낼 수 있으리라고 본다. 아예 링네임으로 죠스를 쓰는 것도 생각해볼만 하다.  

 

마지막으로 윤동식 선수에 대한 걱정을 하며 글을 마치겠다. 윤동식 선수가 프라이드 무대에서 사쿠라바 선수와 데뷔전을 펼친다고 한다. 부디 도복을 입고 나가는 잘못은 저지르지 않기 바란다. 특히 상대가 사쿠라바니까 말이다. 그는 호이스 그레이시 선수보다 도복을 더 잘 이용하는 선수라는 사실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 낯선이름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by 낯선이름 | 2005/03/30 19:12 | ☞ MMA | 트랙백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